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의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누구나 한번쯤 상상의 나래를 펼쳐본 적이 있을 것이다. 누구는 이상적 사회로 표현되는 지상낙원의 유토피아를 그려보고, 또 누구는 삶의 절망과 참담함이 더해진 디스토피아의 세계를 예견한다. 극단적인 디스토피아주의자들 중에는 핵전쟁으로 인한 인류 멸망을 우려하기도 한다. 조지오웰의《1984》와 올더스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는 각각 상반된 내용이지만 비극적 종말에 관한 미래 예측이라는 선상에서 공통점을 갖는다.

올더스 헉슬리(1894〜1963)가 지은 《멋진 신세계》는 1932년에 발표된 작품으로 최첨단 과학의 발전으로 인위적으로 인간이 만들어지는 미래사회를 보여주고 있다. 제목은 셰익스피어의 희곡 《템페스트》 5막 1장에 나오는 “오오, 멋진 신세계”를 반어적으로 사용한 것이다. 이 작품에서 매우 중요한 인물인 포드는 숭배의 대상이자 신적인 존재이다. 1908년, 헨리 포드가 T형 포드 자동차를 대량생산하기 시작한 이후 632년이 지난 시기를 시대적 배경으로 하고 있다.

소설의 시작은 2540년 공유․균등․안정 이라는 세계국가의 표어가 보이는 ‘런던 중앙 인공부화․조건반사 양육소’에서 벌어지는 상황을 보여주고 있다. 이곳에서는 태아 때부터 계급을 미리 정하고, 이들에게 조건반사적 습성을 훈련시킨다. 계급이 낮으면 낮을수록 산소를 적게 공급하고, 지능과 신체의 크기를 조절한다. 이는 보카노프스키 법으로 총칭되면 알파계급(지식인 그룹, 회색 옷), 베타계급, 감마계급(초록색 옷), 델타계급(카키색 옷), 엡실론계급(문맹인 그룹, 검은색 옷)으로 구분한 후 각 계급별로 맞춤형 수면 교육을 실시하여 세뇌시킨다.

그들의 세계는 ‘만인은 만인의 것이다’로 표현되는 자유로운 성생활로 인하여 결혼제도가 무의미하다. 인간은 기계적 조작으로 유리병에서 만들어지기 때문에 부모와 자식, 혈육관계가 존재 하지 않는다. 오직 쾌락과 평온한 안락만이 추구의 대상이 될 뿐이다. 수시로 소마(일종의 환각제)라는 약을 복용한다. 이는 과거와 미래의 골치 아픈 일을 잊게 하고, 오직 현재의 기쁨만 생각하게 만든다. 하지만 이러한 유토피아적인 세계에 대하여 비판하는 이단아들이 등장한다.

버나드는 알파계급이면서도 빈약한 골격과 근육 때문에 동료들로부터 고립당하는 처지임에도 불구하고 소마의 도움 없이 시련이나 고통을 자신의 내적인 힘으로 극복하고자 한다. 존은 양육소 소장과 린다와 육체적 관계에 의해 임신되어 그 당시 금기시하던 인간의 뱃속에서 태어난 인물이다. 존은 셰익스피어 책을 통해서 인간의 정서와 영혼의 세계를 동경한다. 그는 문명국 주민들로부터 야만인 취급을 받지만 줄곧 인간의 존엄을 주장한다. 결국에는 채찍으로 자신의 육체를 괴롭히고, 고통을 느낀 후 아치에 스스로 목을 매달아 생을 마감한다.

작품을 읽다보면 세계국가의 정부가 사람들을 노예로 길들이기 위해서 책과 꽃에게 반감을 갖게 세뇌시키지만 나중에는 그 누구도 읽으려 하지 않아서 책을 금지할 필요가 없게 된다는 내용이 나온다. 작가는 인간이 너무 많은 정보로 인해 감각이 둔해질 것임을, 진실을 알고 싶어 하지 않고 단순한 가십성 뉴스에만 집중될 것임을, 하찮은 문화에만 몰두하여 중요한 사회적․정치적 문제에 등한시하여 큰 어려움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한다. 또 쾌락에 의해 통제당하여 우리가 너무나 친숙하게 여기고 좋아했던 것들이 결국 우리를 망하게 할 것이라고 비극을 예고한다. 하지만 이미 오늘날 우리들의 모습이지 않은가?

류재준은 광주 출신으로 광주대동고를 졸업한 뒤 전남대학교에서 도시·지역개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키우리라 독서클럽’, ‘광주시청 책사랑회’ 회원으로 활동 중이며, 바쁜 일상 속에서 매주 한권의 서평을 쓸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는 책을 읽었을 때 과연 얼마나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을지. 또한 그것이 삶을 어떻게 변화시킬지 알 수 없지만, 그러나 분명한 것은 책을 읽는 삶이 책을 읽지 않는 삶보다 훨씬 더 자신을 성장시킬 수 있다고 믿는다. 오늘도 인생을 변화시킬 책을 찾아 읽는 것을 멈추지 않는 그는 ‘오늘하루 책읽기 멘토’, ‘런치 북 토크’, ‘독서를 통한 진로탐색’, ‘나를 찾아가는 인문학 책읽기’, ‘삶의 변화를 이끄는 책읽기’, ‘저자와의 대화’ 등의 주제로 대학과 단체등에서 다양한 강연과 활동을 펼치고 있다. 주요저서로는 “류재준의 인생독서”, “류재준의 서평독서”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