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_조치훈

그래피티 아트는 가장 대표적인 길거리 벽화 미술을 말한다. 이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어느 곳에서나 존재해 왔다. 그러던 것이 산업화의 최고 중심지랄 수 있는 미국 뉴욕에서 1970년대부터 정항의 수단으로 매우 구체적으로 다시 만들어졌다.

이때부터의 그래피티는 도심 변방 소외 지역의 우범 청소년들이 제작한 것이 대부분이었다. 이것이 유행이 되어 경쟁적으로 도심의 어두운 공간에 메워졌다. 이것들은 골치 거리였다. 그 의도가 반사회적이며 문명을 파괴하고자 하는 반달리즘의 의도가 분명했다.

그러던 것이 제도권으로 흡수가 되면서 자연스럽게 미술의 한 장르로 인정이 되게 되었다. 하지만 당시의 대표적 작가들로부터 정규 미술 교육의 결과물이라는 증거는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

힙합과 더불어 도심의 반항적인 청소년들의 문화 현상이었던 그래피티는 결국 바스키아와 해링이라는 스타를 배출했고 이들로부터 정규 시각 예술의 하나임이 정립되었다.

해링의 인생은 바스키아와 마찬가지로 에이즈로 일찍 끝나 버렸지만 그의 그래피티는 정규 미술 교육과 스스로 작가들로부터 영향을 받은 조형의 결과임을 알 수 있었다.

이는 길거리 미술을 음지에서 담당한 우범자에 가까운 작가들이 조형적으로 전혀 기초가 없을 것이라는 전제를 보기 좋게 허물어 버린 것이다.

무제,1983,비닐방수포에비닐잉크213x213cm

결론은 조형적 근거가 확실한 작가가 이룩한 그래피티는 결코 마이너리티의 시각 예술이 아닌, 메이저리티의 예술로 불러 아무런 손색이 없음을 알 수 있었다고 말할 수 있다.

그는 시각적 조형의 제 1원리 중 하나인 선(線, line)의 조형적 가능성의 범위를 새삼스럽게 세상에 알린 대단한 작가이다. 고래로부터 중세, 근세를 지나 현대까지 선이라는 매우 근본적 개념의 이미지 요소를 해링처럼 구체적이며 다양하며 자연스럽게 정리, 완결한 작가는 지금까지 없었다.

투토몬드,1989,산안토니오교회의벽화

드로잉의 기본이 아주 어린 시절부터 완벽했던 작가가 피카소였지만 그는 입체의 가능성 추구로 일생을 마쳤었다.
해링은 선의 가능성의 범위와 그 완결을 만든 작가이며 그 근원에는 조형적 근거가 매우 탄탄했음을 알 수 있다.

조치훈은 디자인매니지먼트 박사과정을 하고 10여년 동안 학생들에게 디자인을 가르치고 있다. 도로교통안전협회, 농협중앙회, KT사보 표지 및 내지 등에 일러스트를 게재했으며 개인전 5회 및 다수의 그룹전에 참여했다. 저서로 디자인론과 조형의 원리 등 3권의 디자인관련 저서가 있다. 광주디자인센터 기업서비스사업 평가위원으로 활동��으며, 현재 6차산업지원센터, 농업실용화재단 디자인컨설턴트 전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