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7.07(월)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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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처음 뉴욕에 도착했을 때 나는 즉시 지하철 낙서에 매료되었다. 드로잉의 완숙함, 색채와 스케일, 대중적 이미지, 잡힐지도 모른다는 위험, 그리고 작가와 관객의 직접적인 관계 등이 나를 사로잡았다.” 이렇게 시작된 그의 지하철 역 드로잉은 일종의 취미처럼 되어서 단순한 드로잉들이 이야기와 장면으로 발전해 나아갔다.
점차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그를 독려하였다. 그의 작품이 지닌 기호적이고 간략한 특성 때문에 사람들은 쉽게 작품을 이해했고 깊은 인상을 받았다. 그의 우연한 낙서 행위는 간단하면서도 생동감이 넘치며 누구나 쉽게 기억하게 만드는 드로잉으로 거리의 명물로 거듭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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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차례 경찰에 연행되기도 했지만 드디어 거리미술이 사람들에게 조형적 만족을 줄 수 있는 예술로 인정을 받게 만들었다. 음지에서 구박받던 조형이 그의 작업으로 인하여 양지로 나오게 되었고, 새롭게 평가받도록 만든 것은 그의 업적으로 볼 수 있다.
해링의 사회참여적 성격은 크게 저항과 나눔의 틀로 분류할 수 있다. 소수자로서의 입장은 부조리와 차별적 질서에 대항하여 그것에 문제를 제기하고 기존의 질서를 무너뜨리고자하는 시도로 이어졌다. 그의 작업은 작품 활동 중반기에 들어서면서 다른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소수자의 입장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공익을 고려하게 되는데, 공동의 사회문제를 인지하고 의식전환을 통해 사회변화를 꾀하고자 했다. 아울러 작품을 모두가 즐길 수 있는 형태로 만들어 그것을 공유하고자 했다.
미술적으로는 카툰양식의 도입, 거리를 비롯한 일상공간으로의 전시확장, 상업과의 결합 등으로 고급이라는 가치아래 놓여 진 예술의 배타적 담을 허물기 위한 시도를 했다. 이런 실천은 미술계의 비주류였던 해링 자신과 대중의 입장을 반영하고 있다. 또한 자신이 동성애자라는 사실에 당당했던 해링은 본인의 성 의식을 작품에 재현해 오랜 기간 체제로부터 조장되어 온 비난의 정치학에 맞섰다. 그렇게 하여 동성애에 대한 담론을 강화시키고 성 취향에 대한 자유를 주장했다.
특정 작가에 대한 조형적 작품 분석은 대게 내용적 분석과 형식적 분석이 가장 일반적인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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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작품에 나타난 내용적 분석은 간략히 설명을 하고 넘어가고자 한다.
해링은 바스키아처럼 30을 갓 넘긴 나이에 요절하고 말았고 그 이유는 에이즈(AIDS)였다. 불행히도 그 시기에 처음으로 에이즈란 개념이 나타났기 때문에 무방비 상태로 삶을 마감하고 말았던 것이다. 이러한 언급은 그가 남긴 글들에도 남아 있다. 일찍이 남자 파트너들을 바꾸면서 지내던 그에게는 정말 처절한 형벌이었다. 그것도 그래피티 작가로 나서자마자 바로 큰 명성을 얻으면서 일약 유명한 인사로 떠오른 직후였기 때문이다.
그의 작품들에 나타난 내용적 세계는 바로 성적(性的, sexual) 세계이다. 국제적인 명성을 얻으면서 여러 나라에 초빙되어 설치 작업 등을 하면서 남긴 작품들 일부를 빼고는 거의 모두 남근(男根) 콤플렉스가 담긴 작품들이 대부분이다. 이는 그의 거침없는 동성애와 그에 따른 어떤 갈망의 세계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그의 작품이 사회 환원적 성격을 갖는 또 한 가지 방식은 작품을 관객과 공유한다는 것이다. 해링의 작품은 관객과의 소통을 고려한다. 또 관객의 참여와 동참을 유도하면서 놀이의 대상이 되는데, 관객은 작품을 감상적이고 심리적으로 소유하게 된다. 또 사회의 부조리를 지적하고 공익을 추구하는 해링의 작업은 공공성을 지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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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치훈은 디자인매니지먼트 박사과정을 하고 10여년 동안 학생들에게 디자인을 가르치고 있다. 도로교통안전협회, 농협중앙회, KT사보 표지 및 내지 등에 일러스트를 게재했으며 개인전 5회 및 다수의 그룹전에 참여했다. 저서로 디자인론과 조형의 원리 등 3권의 디자인관련 저서가 있다. 광주디자인센터 기업서비스사업 평가위원으로 활동헀으며, 현재 6차산업지원센터, 농업실용화재단 디자인컨설턴트 전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