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이란! 과연 무엇이라고 정의 내릴 수 있을까?라는 자문자답에 그 해답을 어떻게 찾을까 궁리하게 한다.

자유로운 영혼들의 방랑, 아니면 사주팔자에 역마살이 낀 어쩔 수 없는 방황, 여행을 통한 인류 역사와 문명의 흔적 찾기로 과거와 현재를 바라보면서 미래를 예측하게 하는 학습, 약육강식의 흔적을 보고 선량한 시민들의 상흔 만나기 등 여러 현장에서 직접보고 느끼다보면 책에서 배운 것보다는 공감대 형성이 훨씬 크다는 것을 감지하게 된다.

사람들의 다양한 생각과 풍속, 고유문화를 통해 민족마다 다른 생존의 역사, 지정학적 풍토와 각 나라의 역사인물 등 다양함을 폭넓게 접할 수 있다. 따라서 여행 중 배운 역사공부는 교과서에 느낄 수 없는 열린 공간이자 도서관과 같다는 느낌이다.

인류 출현 이후 현재까지 주기적으로 세균과 바이러스가 창궐할 때, 만물의 영장이라는 인간도 꼼짝없이 죽음의 공포를 느끼면서 희생과 대처를 반복해왔다.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전염 소식을 접하면서 생각해 본다.

자유로운 여행자가 어느 나라에 입국하면 귀한 손님이지만 바이러스 보균자가 아닐까? 의심하며 방어적이다. 총칼 들고 싸우지 않지만 불신은 곧 경계를 낳고 아군도 필요 없이 심리적 위축과 공포가 엄습한다. 오늘도 세계 뉴스의 시작은 바이러스 확진과 전염을 방비 하는 소식이 전해진다.

아마도 성자와 현인도 바이러스 앞에서는 무기력한 존재가 아닌가 싶다. 그러한 이유는 자연을 굴복시키려는 인간들의 무모한 욕망과 과학문명 발전으로 인한 허영심과 황금만능주의가 낳은 결과라 할 것이다. 이는 인과응보에 의한 죄와 벌로 숨죽인 자연법이 바이러스를 통해 무국적, 무작위 구속영장을 발부한 것이라 비유할 수 있다.

태국 방콕 왕궁 도심지 옆, 어느 한 공간이 시선을 집중하게 한다.

정권쟁탈을 시도한 군부의 폭력 앞에 민주화를 요구하는 화가와 시민들이 남겨놓은 저항의 벽화였다. 광주민주화운동 40주년을 맞이하여 여행 중에 만난 1980년 5.18과 같은 아픈 흔적을 여러 나라에서 만난다.

인도 다람살라 티베트 망명정부에서부터 중남미 페루의 쿠스코에서 아르헨티나 부에노스 아이레스 5월 광장, 저항의 상징인 남아공 로벤 아일랜드 등 많은 곳에서 정의를 만났지만 그러나 신종 바이러스는 악마의 화신 같은 독재자들을 구분하지 못하는가 싶다.

여행자의 엉뚱한 상상이다.

인간이길 거부하는 5.18 발포 명령자의 징벌과 함께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세계 감염 확산을 걱정하면서...

“신은 죽었다”라고 말한 니체가 현재 살아 있다면, “인간은 죽었다”라고 질책 하며 “사회법도 중요하지만 자연법도 위대하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순응해야 한다.”라고 말할 것 같다.

석주(石洲) 박종석(朴鍾錫)은 한국화가로 호남대학교 및 조선대대학원 순수미술학과를 졸업하고 개인전 18회 및 초대전 7회를 통해 활동하며 광주미술상 수상과 서암전통문화대상을 수상 하였다. 또한 30여 년간 세계여행을 통해 세계 문화유산 연구와 현장 사생을 하며, 호남회화500년사를 연구하며 전업작가로 활동하고 있다.